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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4기] 전Z전능 디지털마케터 과정 2주차 - 마케터의 직무와 회사유형

허턴 2024. 8. 1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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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 마케터의 세부 직무 : 퍼포먼스, 콘텐츠, 브랜딩 ,CRM

- 회사유형과 업무


나는 왜 마케터가 되고 싶은가?

 

오늘 수업에서 가장 고민이 많이 되었던 부분이다. TMI가 될 수 있지만 스스로 이해하는 데 좋은 시간이 될 거 같아서 내가 콘텐츠 마케터가 되고 싶은 계기를 한 번 써보려 한다.

 

 

- 취미로 시작한 네이버 블로그

 

처음에는 네이버 블로그가 콘텐츠 마케터라는 꿈을 꾸게 했다. 블로그는 꽤 오래 했다. (한 3년 정도?) 예전에 복학하고 교양수업에서 고유한 취미를 가지는 게 좋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음악감상, 독서, 영화 보기 같은 진부한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시작하게 된 게 사진과 블로그였다. 처음에는 장학금을 털어 산 75만 원짜리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밖에서 셔터를 누르고 다녔다. 그러다 카페라는 공간을 매우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자연스레 고향인 경남, 부산 지역의 개인 카페를 리뷰하는 블로거가 되었고, 학교를 마치면 카페 1곳 이상 들러 사진을 찍고 뇌피셜로 가득한 리뷰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금 보면 가히 불소시개급 리뷰다. 일종의 내 흑역사. 다만 사진은 뭐 나름 이쁘게 찍었다.)

 

아플 때/시험기간 말고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그 짓을 하니 대학 동기부터 해서 주변에 카페에 미친놈이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카페 창업하려고 시장 조사를 다니는 거라는 소문까지 만들어졌다. (그런데 진짜 순수한 광기였을 뿐이다.)

 

 

- 카페 사장님을 돕자

 

그렇게 카메라를 들고 카페에 불쑥불쑥 나타났는데, 블로거 하나 나타났나 보다 하고 관심가지는 사장님들이 계셨고, 그분들과 말을 트기 시작했다. 워낙 숙맥인데 어떤 용기에서였는지 호달달거리면서 대화를 이어나갔고 그 사장님들의 웬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은 하라해도 못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카페 창업의 이유는 다양했다. 본인 브랜드를 만들어 프랜차이즈화 하려는 야망 있는 사장님도 계셨고 정말 커피나 디저트가 좋고 내가 만든 걸 많은 사람들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사장님들도 계셨다.

 

나는 그중 후자의 사람들에게 마음이 끌렸다. 그런데 이런 분들에게 문제가 하나 있었다. 좋은 커피와 디저트를 만드는 것만 배웠지 이외의 것은 아무것도 모른 채 창업을 했다는 거다. 홍보를 아예 모르는 찐 머글이 봐도 가게가 흘러가는 게 이상했다. 심지어는 오픈하고 네이버 플레이스에 장소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며칠간 영업을 시작한 가게를 만난 적도 있었다.

 

그럴 때 어쭙잖은 오지랖으로 "사장님, 이거 하셔야 돼요." 하고 말하긴 했다. 사장님들은 반신반의했다. 창업한 가게에 귀신같이 연락을 돌리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 때문이었다.

 

"000 카페 사장님 되시죠? 저희 마케팅 업체인데요. 저희 홍보 패키지가 있어서 소개해드리려고요~ 관심 있으시면 문의주세요~"

 

그 말에 호기심이 생겨 상담 전화를 하면 패키지에 오백, 팔백을 달라고 뻔뻔하게 그랬다고 한다. 사실 그 돈 값을 하면 상관이 없다. 문제는 홍보를 맡기면 정작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홍보한 뒤 그대로 잠적을 타버리는 거였다. 그러니 사장님들이 블로거랑 마케터들한테 좋은 마음이 생길 턱이 있겠는가. 

 

그때 마침 블로그 글이 당시 네이버 메인의 '우리동네' 탭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네이버 메인 화면이 개편되어서 없어진 걸로 알고 있다.) 사람들은 점점 블로그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조회수가 반짝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때 나름 큰 결심을 했다. 뭐 파워블로거도 없겠다, (그때는 파워블로거 제도가 문제 되어 애진즉 폐지되었고 지금의 네이버 인플루언서 제도는 생기기도 한참 전이었다.) 블로그로 가게 처음 시작하는 사장님들 홍보나 해드리자 하는 마음으로 개업 화분에 물도 안 마른 가게에 들러 조용히 사진을 찍고 공간의 특징 등을 담아 리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달 한 곳씩 가게를 네이버 메인에 노출시켜 드렸다. 또 나름 개똥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당시에 블로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암행어사처럼 조용히 한 번 갔다가 다시 방문하지 않았다. (꼭 다시 방문하면 기억하고 서비스 주려는 곳이 있어서 그게 너무 싫었다. 괜히 그거 바라고 한 것 같아서.)

 

 

- 그렇게 마무리된 블로거 생활

 

물론 사장님들 덕은 봤다. 적어도 서포터즈 같은 대외활동 지원할 때 이력 한 줄 써내기 좋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참여 바로 부산의 조그마한 미술제 서포터즈였다. 그 때, 참여 작가님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는데 당시 블로거라고 적은 명함을 파서 돌렸다. 인터뷰를 한 작가님께도 드린 적이 있는데 이후에 친절히 메일을 보내서 본인의 작은 작업실 겸 미술관 겸 갤러리를 오픈했고 개관전시를 하니 부담 없이 놀러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또 나는 카메라를 들고 방문해서 그 이쁜 공간을 담아냈다. 

 

참고로 부산 경남은 예술의 불모지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도내 국내 청년 작가들의 예술 작품 소비/전시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 그 얘기를 익히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정말 멋진 공간이 더 적막해 보였다. 심지어 그 동네 주민이나 상인들이 청년이 갤러리 차렸다고 텃세까지 부리는 듯해서 속상했다. 그래서 직접 개관전 리뷰도 올리고, 네이버의 행사 등록 페이지에 들어가서 포스터랑 전시 정보도 등록하고, 네이버 플레이스에 공간을 등록하여 미술전시를 검색하는 사람들에게 노출되도록 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뒤에 고맙다는 연락이 왔다. 뭐라고 했는지 다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초, 중, 고 미술 선생님들이 방문하셔서 좋은 공간 만들었다고 칭찬받았다고 했다. 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았겠지만 거기서 작품을 직접 보고 감동받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걸로 내 소임은 다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두 번째 전시를 보러 간 날, 기뻐하는 작가님의 얼굴을 보면서 '잘됐다'하고 블로그를 그만뒀다. 더 이상 뭐 플레이스 탭도 없고 소위 '잡블'이 되어버려 나중에 생긴 인플루언서 지원 자격조차 얻지 못했다. 인플루언서 블로그의 글을 우선 노출하는 등의 로직을 바꾸면서 나는 더 이상 서 있을 입지가 없었다. '파워블로거'가 되지 못했는데 그 와중에 나름 조회수를 유지하기 위해 상위 노출의 압박을 받고, 같은 카테고리의 블로거와 알게 모르게 경쟁하고 키워드도 잡아야 하고... 제품 리뷰도 하는 등 약간 악순환에 빠졌다. 

 

스트레스를 받느니 조용히 블로그를 자가(?) 은퇴하기로 했다. (물론 가끔 블로그 체험단 신청해서 당첨되면 룰루랄라 하고 이용하긴 한다) 욕심을 버리니 마음이 편하다.

 

- 내게 남은 것 : 카페인이 안받는 몸과 스몰브랜드를 사랑하는 마음

 

남은 건 블로거 시절에 카페에서 커피를 매일 두세잔찍 마시는 바람에 더 이상 카페인이 잘 받지 않게 된 몸뚱아리 정도였다. 다만, 동시에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콘텐츠로 뭔가 알리고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것도 큰 기업의 무언가를 알리는 것보다 블로거로 활동했을 때처럼 스몰브랜드에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동시에 그때쯤 소비자로서 뭔가 활동을 많이 했던 것도 내가 스몰 브랜드를 사랑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대학을 졸업하고 손에 꼽는 대기업에서 그룹 전사 직원들 교육을 하는데 일종의 MZ 교보재 역할을 하며 대외활동을 했다던지, 아니면 소비자 패널 활동을 했다던지, 모니터링 일을 한다던지 등등 뭐 닥치는 대로 했다. 큰 기업 작은 기업 할 것 없이 많은 회사의 사무실에 소비자로서 방문하여 해당 제품/서비스의 경험 등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느꼈던 게 스몰브랜드와 진정성이었다. 사실 작은 브랜드는 돈이 없으니 정말 어떻게 보면 사무실부터 초라하다. 반면 큰 브랜드는 건물 자체부터 규모가 크고 화려해서 거기에 압도당하게 된다. 그렇지만 스몰브랜드는 알게 모르게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큰 브랜드였으면 만날 수 없었던 대표를 직접 마주하게 되고 그 사람들의 어리숙함도 보게 된다. (어쩔 때는 대표님의 즉흥적인 결정으로 술도 못하는데 술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뭐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다만, 현실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 스몰브랜드에서는 현실적으로 일당백을 쳐내야 하니 대표가 직접 해당 일을 하거나 시니어 마케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나 같은 주. 주. 주니어 마케터를 뽑을 일은 없다. 된다고 하더라도 주니어 마케터가 작은 기업에서 커리어패스를 달성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최대한 할 수 있는 생각으로는 (상대적으로) 큰 기업에서 능력을 쌓고 최종적으로 스몰브랜드를 돕는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뭐 얘기가 중간에 많이 샜는데 이게 내가 마케터로서의 꿈을 꾼 계기다. 어쩌다보니 내가 하고 싶은 얘기만 왕창한 느낌이다.


수업 중 기억에 남았던 말들

- 내 니즈가 어떤 한 직무에 있을 거라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 올라운더는...(말잇못)

- 마케터들이 모든 툴을 잘 할 필요는 없다. 대신 해보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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